멸종위기 2급 텃새 '양비둘기'…구례 이어 연천서도 집단 서식

입력 2021-11-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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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이동 사례 첫 확인…북한에도 정착

▲멸종위기 2급 텃새인 양비둘기. (사진제공=환경부)
▲멸종위기 2급 텃새인 양비둘기. (사진제공=환경부)

멸종위기종이면서 텃새인 양비둘기가 경기 연천에서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북한까지 이동한 양비둘기는 텃새면서 서식지를 이동해 정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텃새인 양비둘기의 전국 서식 범위를 조사한 결과 경기도 연천 임진강 일대에서도 8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양비둘기는 전남 구례군 지역에 6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양비둘기는 198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텃새였지만 집비둘기와의 경쟁, 잡종화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연천군 임진강 일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양비둘기 개체군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정밀 분포조사를 진행해 새로운 번식지 3곳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천 양비둘기의 집단서식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무리 중 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이 개체가 북한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한 것도 확인했다.

북한으로 이동한 개체는 올해 5월에 부화한 어린 양비둘기로, 8월 20일까지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한 후 8월 21일 북한 강원도 김화군 임남댐 인근 서식지까지 약 70㎞를 이동해 11월 3일까지 동일한 지역에 서식했다.

텃새로 알려진 양비둘기의 지역 간 이동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으나, 원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한 것이 이번 연구로 확인된 것이다.

무리로 생활하는 양비둘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으로 이동한 양비둘기 1개체와 함께 연천 지역의 다른 양비둘기 무리도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분포조사 이외에도 양비둘기 신규서식지 발굴, 집비둘기 관리 등을 위해 민·관·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양비둘기의 번식 생태, 서식지 이용, 유전적 다양성, 증식기술 개발, 위협요인 관리 등 개체군 보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위기종인 양비둘기의 서식지와 개체군 보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양비둘기의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 관련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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