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달걀값 고공행진을 일으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해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직 산란계 농장까지는 퍼지지 않았지만 겨울철을 앞두고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2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 들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AI는 이달 10일 충북 음성을 시작으로 전남 나주와 강진 등 총 6건이다.
야생조류에서는 이보다 앞선 올해 9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고병원성 5건, 저병원성 32건 등 총 44건이 확인됐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농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다만 겨울 들어 AI가 발생한 농가는 메추리와 오리 등을 사육하는 곳으로 다행히 산란계 농장까지는 퍼지지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겨울철이 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발생하면서 달걀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AI 여파로 산란계가 많이 줄어들면서 아직 생산량이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산란계에 AI가 퍼지면 그나마 잠잠했던 가격이 더욱 요동칠 가능성도 크다. 한 번 살처분이 되면 재입식까지 기간은 물론 병아리가 산란계로 성장하기까지는 최소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수급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를 보면 19일 기준 특란 30개 중품 소매가격은 5980원으로 1개월 전 6004원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평년 5493원, 1년 전 5546원보다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내년 1월까지는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위험이 큰 만큼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최근 AI 발생농장에서 방역·소독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출입문을 통해 차량·사람이 출입하는 방역상 취약점이 발견되고 있다"며 "농장에선 미흡 사항을 신속히 보완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고병원성 AI 위험도 평가에 따른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장 반경 500m 내 전 축종'으로 적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