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기대감에 오르던 여행주가 신규 확진자수 증가와 함께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행업황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너무 일찍 반영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전일 대비 0.54% 하락한 7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위드 코로나 이야기가 가시화된 9월 최고가 9만2000원을 찍고 7만 원대로 내려오며 두 달간 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최고점 2만9300원 이후 주가가 32% 떨어졌다. 레드캡투어와 참좋은여행도 각각 35%, 31%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 백신 접종 완료자가 늘고 몰디브 등 여행국가들의 자가격리 면제 조건 완화로 여행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여전히 여행 업황은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월평균 7만 명대에 불과했던 출국자 수는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7월 이후 10만 명대로 올라섰지만, 이는 여전히 평년 대비 5%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행업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지속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제한이 풀렸지만, 방문하려는 국가의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며 사전고지 없이 봉쇄 조치가 취해지는 등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몰디브로 허니문을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현지에서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행객은 몰디브 당국 규정에 따라 14일간 리조트 객실에서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국내 여행업계는 지난 6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몰디브 허니문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대대적인 백신 보급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위드 코로나 철회를 고민해야할 만큼 코로나 확진자수 및 위중증 환자수가 줄지 않는 점도 요인이다. 유럽 각국은 완화했던 방역 조치를 속속 재도입하고,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활동 제한을 확대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
업황 회복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여행사들의 적자 누적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까지 겹치며 여행주는 힘을 못 받고 있다. 여행주들의 올해 최고가는 코로나19가 터진 작년 3월 대비 70% 가까이 상승했으나, 너무 일찍 주가가 오르며 상승분을 다시 토해내는 모습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트래블 버블 지역도 늘어나며 국지적으로 여행 수요가 살아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스 고객군의 본격적인 여행 출국재개 없이는 의미 있는 실적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행 관련주 가운데 하나인 에어비앤비를 분석하며 “여행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수준 선반영돼 있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추가 업 사이드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