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숙려기간 없이 상정…'꼼수 패스트트랙'"
개발이익환수 관련법 처리를 두고 여야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심사에 동참하라고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숙려기간도 거치지 않고 상정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18일 국토위 전체회의도 여야 의원들 간 충돌 끝에 파행됐다.
이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개발이익환수법 심사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개발이익환수법을 상정 처리하자는 우리 당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안만 상정해서 다루겠다는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확정하고 회의를 일방 소집한 데 대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국토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열렸다. 현재 국토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 측이 개발이익환수관련법 상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른바 ‘개발이익환수 3법’을 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여당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법안 상정하지 않고 예산안만 상정해 처리하려는 그런 시도를 지금 10시부터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국정감사 내내 개발이익 환수를 그렇게 외쳤는데 이건 앞뒤가 맞지 않지 않냐고 계속 얘기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국감 내내 개발이익 환수를 부르짖던 국민의힘은 어디 갔나. 집권당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대장동 사업을 이용해 국토위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느냐"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도 요청한다. 개발이익 환수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도 "대장동 개발 이익을 왜 100% 환수하지 않았냐고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해 억지로 트집 잡더니 개발이익 환수 3법에 대해서는 모르쇠 하고 있다. 너무나도 얼토당토않다"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법안 상정 절차에 동참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는 개발이익환수제 관련 법안 상정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 이견을 좁혀지지 못하면서 파행됐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에선 개발이익을 환수하자고 국정감사 내내 주장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사건을 없애려고 법안을 빨리 처리하자는데 급하지 않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예산 심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부여된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안 발의 하루 만에 숙려기간도 거치지 않고 상정하는 건 '꼼수 패스트트랙'과 뭐가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의사진행발언 과정에서 여야 의원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국토위원장인 이헌승 의원은 여야 간사들끼리 의사일정 등을 협의해달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정기 국회 내 개발이익환수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 협의를 최대한 추진하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도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당 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으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적어도 부동산 불로소득이나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돌려드리는 비전을 이번 대장동 사태 보면서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이라며 "상임위에서도 제도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도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도 왜 국민의힘이 개발이익환수법안 상정을 안 하는지 본인도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그 입장들 통해 여야 합의도 촉구하는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