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64) 전 상원의원과 사라 두테르테(43)은 내년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사라 두테르테는 지지자들에게 “우리 당은 마르코스 전 의원과 동맹을 맺고 지지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나는 이런 요구에 응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전 위원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다행스럽게 내년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통합의 리더십을 추구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두 사람의 동맹으로 마르코스는 두테르테가 가진 필리핀 남부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고, 두테르테는 북부를 거점으로 하는 마르코스 지지 기반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대선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은 각각 따로 선출되며, 서로 다른 정당에서 출마하더라도 동맹을 맺을 수 있다. 마르코스 전 의원과 사라 시장의 소속 정당도 각각 신사회운동(KBL)과 라카스-CMD당으로 서로 다르다. 필리핀은 내년 5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른다.
일각에서는 과거 독재자의 아들과 스트롱맨이란 별명을 가진 현직 대통령의 딸이 대를 이어 독재를 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현지의 인권 및 정치범 지원 활동가들은 이달 초 선관위에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아달라면서 청원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