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인 '한국 부자'는 전년 보다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KB금융그룹이 한국 부자의 현황, 부의 축적 방식 및 향후 투자 방향 등 부자의 자산관리 방법을 분석한 ‘2021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부자는 39만3000명으로 전년 말 35만4000명 대비 10.9%(3만9000명)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7년 14.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자를 금융자산규모별로 세분화해 △자산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로 정의하면, 한국 부자의 90% 이상은 자산가에 해당한다. 전체 부자의 7.2%인 2만8000명은 고자산가, 2.0%인 7800명은 초고자산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58.2%)과 금융자산(36.3%)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외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부자의 부동산자산 비중은 고가 아파트를 위시한 부동산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2년 새 크게 늘었다. 자산 포트폴리오 중 △거주주택이 29.1%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유동성금융자산(12.6%) △빌딩·상가(10.8%) △거주외주택(10.6%) △주식·리츠·ETF(8.8%) △예적금(8.1%) 순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자산 78.2%와 금융자산 17.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두 배 이상으로 높다. 이는 일반 가구의 자산이 대부분 시가 수억원 내외의 주택 한 채와 일부 금융자산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부동산자산 비중이 부자에 비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618조 원으로 2019년 대비 21.6% 증가하며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이 중 자산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가 보유한 금융자산규모는 각각 916조 원, 498조 원, 1204조 원으로 추정된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6억6000만 원이며 자산가 25억7000만 원, 고자산가 176억7000만 원, 초고자산가 155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부자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가지수의 급등에 따라 금융자산 규모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2019년 말 2198에서 2020년 말 2873로 30.8% 급등하면서 주식 가치가 상승해, 부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부자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에 45.5%인 17만9000명이 살고 있으며, 경기 8만6000명, 부산 2만9000명, 대구 1만8000명, 인천 1만1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한국 부자의 70.4%가 집중돼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