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4년 만에 신규 원자로 건설 방침…‘탈탄소’에 뜨는 원전

입력 2021-11-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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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위해 원전 확대로 정책 전환
최대 6기의 가압수형 원자로 신설 계획
영국 롤스로이스, SMR 건설에 6500억원 민관투자 확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십수 년 만에 원자로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당초 원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증대되는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를 통해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프랑스의 에너지 자급을 보장하고 우리의 목표인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기 위해 십여 년 만에 신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현재 56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가장 최근에 원자로 건설을 시작했던 시기가 2007년이다. 당시 착공했던 노리망디 플라망빌 3세대 원자력발전소 신규 원자로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연설에서는 신규 원자력 건설 계획과 관련해 상세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건설하는 것은 최근 각광받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아닌 일반 원전이라고 전했다. 프랑스는 최대 6기의 신형 ‘유럽 가압수형 원자로(EPR)’를 건설할 계획을 향후 몇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첨단기술 산업의 육성과 혁신 촉진을 목표로 한 ‘프랑스 2030’에서 10억 유로를 투자, SMR를 2030년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이번 발표까지 더해지면서 프랑스의 원전 복귀 움직임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프랑스는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전 정부 시절 오는 2025년까지 원전 의존도를 50%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은 50% 목표 실현 시점을 2035년으로 10년 늦췄는데, 이번에 사실상 원전 확대로 방침을 180도 바꾼 것이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7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러한 방침 전환은 각국의 탈(脫)탄소 행렬 속에서 원자력 에너지가 전 세계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 원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낸다는 점 때문에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천연가스 가격 폭등과 기상 이변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감소를 겪은 유럽을 중심으로 빨라지는 중이다.

제트엔진 제조 명가 롤스로이스는 이날 SMR 건설을 위한 총 4억500만 파운드(약 6486억 원)의 민관투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2억1000만 파운드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미국 에너지기업 엑셀론제너레이션과 영국 BNF리소시스 등 민간 부문이 롤스로이스와 함께 총 1억9500만 파운드를 투입한다.

중국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15년간 최소 150기의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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