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C(대형 항공사)와 LCC(저비용 항공사)의 실적이 3분기에도 상반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항공 화물 운임이 강세를 지속함에 따라 화물 운송 비중이 높은 FSC는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LCC는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가 시장전망치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는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지난해 대비 36.5% 늘어난 매출 2조178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605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 1조750억 원, 영업익 640억 원을 거둘 예정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5%, 영업익은 377% 늘어난 수치다.
FSC의 호실적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인 항공화물 운임과 늘어난 화물량 덕분이다. 하반기 들어 세계 경기 회복과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영향으로 세계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항공 화물 운송 능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선복(화물을 싣는 배의 공간) 공급량도 부족해 긴급하게 움직여야 하는 화물 수요까지 항공으로 몰렸다.
항공 화물 운임을 보여주는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수치는 지난달 기준 1㎏당 9.94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FSC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화물 운송에 집중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승객 없이 화물만 채워 여객기를 띄웠고, 같은 해 9월부터는 보잉777-300ER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투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A35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에 사용했다.
화물 실적을 앞세워 대한항공은 2분기에 2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화물 부문 매출액이 1조510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9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에도 대한항공의 항공 화물 부문 매출액은 1조6000억 원 이상으로 전체 매출의 75%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70% 수준으로 예상된다.
반면, 화물 운송 비중이 적은 LCC는 3분기에도 악화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700억 원대,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400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LCC도 화물 운송에 나섰지만, 화물기가 없는 탓에 흑자 전환을 끌어낼 만한 수익은 얻지 못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여객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LCC도 점진적인 흑자 전환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FSC보다 여객 운송 비중이 큰 만큼, 위드 코로나에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먼저 정상화될 중ㆍ단거리 노선에서 LCC가 경쟁력이 있는 점도 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