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제조업 국내 공급이 3분기 반도체 공급 차질과 선박 수주 부진 등의 영향으로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9일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서 지난 3분기(7~9월) 제조업 국내공급지수가 105.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공급한 제조업 제품의 가액(실질)을 나타낸 것으로, 내수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내공급지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4.9%), 3분기(-0.5%), 4분기(-1.5%)까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호황에 1분기(3.3%) 플러스(+)로 전환됐고, 2분기에는 경기 회복세와 기저효과 등으로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9.1%)을 기록하기도 했다.
빈현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선박 같은 경우 수주 부진이 이어졌고, 지난해 컨테이너선의 수주 생산이 좋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기타운송장비에서의 국산 출하가 줄어들었다"며 "반도체 공급 차질에 따른 차량 생산과 출하가 줄어든 것이 국내 생산을 줄이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국내공급 중 수입 비중은 전자제품, 1차 금속 등의 수입이 13.9% 증가하면서 3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다. 국내 비중은 국산은 2.4% 감소함에 따라 69.8%를 기록하며 다소 둔화했다.
업종별로 보면, 의약품(43.5%), 석유정제(36.7%) 등의 수입점유비는 지난해보다 각각 10.2%P, 7.2%P 상승한 반면, 의료정밀광학(48.4%)은 2.8%P 하락했다.
빈 과장은 수입 비중 증가와 관련해 "백신 등 의약품 수입과 주사기·마스크 필터의 원재료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있다"며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장비 수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제조업 국내공급을 재별로 살펴보면 중간재(광공업과 다른 산업의 원재료·연료·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제품)는 시스템반도체, 나프타 등이 증가하면서 2.5% 늘었다.
최종재는 1.3% 증가했으며, 이중 소비재(개인 또는 가계에서 구매, 사용되는 제품)는 대형승용차, FPDTV 등이 감소하면서 1.1% 줄었다. 자본재(생산 활동에 1년 이상 지속해서 사용되는 기계·장비)는 웨이퍼 가공 장비, 반도체 검사장비 등이 늘어 5.0%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타운송장비(-31.9%) 등은 감소했지만, 기계장비(11.1%), 1차 금속(12.4%) 등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