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 외 80개 품목도 수입 다변화해야"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 미국,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한·일 반도체 소재 교역전쟁에 이어 중국발 요소수 사태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국내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수입 품목의 대외 의존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품 중 품목분류표(MTI 4단위)상 90% 이상의 의존도를 가진 품목은 중국 수입품이 가장 많았다. 중국 수입품은 총 27종으로 수입액은 26억7720만 달러 규모다. 이 품목들의 전체 수입액은 28억5100만 달러이며,그중 중국 의존도는 93.9%다.
의존도 상위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붕에 쓰이는 건축자재 아연도강판은 93.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액으론 13억3000만 달러다. △망간제품(99.0%) △알루미늄케이블(97.4%) △마그네슘 및 스크랩(94.5%) 등도 중국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중국산 축전지(1억2310만 달러·이하 수입액), 제어용케이블(16억4770만 달러), 질소비료(2억2230만 달러) 등도 수입액이 적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좀 더 세분화해 국제통일상품분류제도(HS 6단위)로 보면 마그네슘잉곳은 중국에서 100%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 차체, 차량용 시트 프레임 등 부품 경량화 작업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원료다. 의료기기·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산화텅스텐은 94.7%(5675만 달러), 전자제품의 경량화에 활용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86.2%(1억8675만 달러),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3.5%(6억6370만 달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일 반도체 전쟁 품목이었던 포토레지스트는 수입의존도가 81.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93.1%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다. 불화수소는 0.3%포인트 소폭 상승해 13.2%다.
요소수 품귀 사태에 정부는 호주와 베트남에서 요소수 긴급 공수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중점적으로 요소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럽으로도 수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요소수 사태에 대해 “아프게 반성한다”며 “전략물자로 관리하고 비축한 것 외에, 이번처럼 사회 곳곳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품목이 80여 개가 된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파악했다. 자원안보에 관한 인식을 새롭게 대비하고, 국가 전체가 상황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