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진에어가 90%를 넘는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에는 지난 2일 진행한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률이 93.13%를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 8월 1238억4000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총 발행예정 주식수 720만 주 가운데 청약 주식수는 670만5189주다. 일반 공모 청약일은 오는 4~5일이며,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19일이다.
진에어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인건비 지급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자금 수혈로 진에어의 자금융통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진에어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 1088억 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를 비롯한 LCC는 위드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잇따라 유상증자에 성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약 2066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에어부산은 지난 9월 약 2271억 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LCC 업체들의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주가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주당 9197원으로 최저점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해 2만 원대를 넘어서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 수준으로 올라왔다. 진에어도 비슷한 시기 최저점 4352원을 기록한 뒤 1만9000원대로 회복했다. 최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 허가를 취득하는 등 LCC 업체들은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진에어는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유상증자 계획 및 영구채 발행 발표했다”며 “코로나 국면에서 고정비 부담으로 현금성 자산 유출이 계속되고 있으나, 이번 자본 확충으로 자본 잠식 우려 해소를 전망한다”라고 분석했다.
SK증권 유승우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상반기 자본잠식 우려를 탈피해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2066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며 디폴트 리스크를 불식시켰다”며 “이미 위드코로나로 해외여행 수요가 가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차입금 롤오버나 회사채, ABS 발행으로 추가 현금 조달도 무리 없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