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극장을 선보이는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예술감독은 "연극의 본질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것이지만, 온라인 극장은 공연 관람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명동예술극장, 백성의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어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이 출범했다. 이날 오후 2시 오픈한 국립극단의 연극 영상을 유료로 제공하는 플랫폼인 온라인 극장이다. 국내 연극단체에서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 개관한 온라인 극장에서는 국립극단의 주요작 영상을 각각 9900원에 볼 수 있다. 현재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파우스트 엔딩', 'X의 비극',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스카팽' 등 5편을 볼 수 있다. 이후 '소년이 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 국립극단 신적으로 온라인 극장을 채워갈 예정이다.
특히 국립극단은 단순히 기존 오프라인 공연을 영상으로 송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본 공연, 화면 음성 해설, 수어 통역 등 다양한 버전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디렉터스 컷, 작품 관련 인터뷰도 제공한다.
무대를 영상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고선웅 연출은 이날 "사실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연극을 영상에 담는다는 게 부자연스러웠다"며 "공연을 끊지 않고 무난하게 잘 촬영할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연극은 대부분 극장 풀샷이기 때문에 사람이 작아보이고 지루하고 평면적으로 보일 수도 있어 다이나믹함을 줄 수 있도록 담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방법을 잘 구상하면 연극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영화를 흉내 내지 않는 연극만의 독창적인 영상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임도완 연출은 "점차 생길 것이라 예상했던 혁명이 코로나19로 눈앞에 빨리 와버렸다"며 "작품의 특성에 따라 촬영 기법을 다르게 하고, 연극 무대만을 위한 감독도 따로 두는 등 새로운 것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초상권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해외 결제를 막고 국내에서만 플랫폼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 예술감독은 이에 대해 "특정 플레이어만 구동될 수 있도록 설정했다"며 "녹화나 촬영의 기미가 보이면 플레이어가 멈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에는 외국에서도 볼 수 있고 영어 자막도 될 수 있도록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NT라이브를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온라인 극장'을 대중화하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김 예술감독은 "공연 영상 외에도 제작 과정 영상을 넣는 식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NT라이브를 목표로 하지만, 차별성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