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최종 승리자로 윤석열 후보를 꼽았다. 일반 국민 여론은 물론 당심까지 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위원장이 이같은 발언에 다른 후보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29일 오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투표를 두고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내년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를 물밑에서 돕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병민 대변인이나 함경우 상근 정무 보좌역, 윤희석 특보, 김근식 비전전략실장 등 김 전 위원장 측근들이 윤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당내 주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준표 후보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기자들과 만나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다"며 "그렇게 바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자기 의견이야 무슨 말씀을 하시든 간에 저는 관심이 없다"며 "영남 당원들은 김 전 위원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내 경선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승민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직 비대위원으로서 매우 적절치 않은 이야기라 생각한다"며 "당을 걱정한다면 엄정하게 중립을 지키시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진행한 국민의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에선 홍 후보가 39.9%, 윤 후보가 33.3%의 지지를 얻으며 두 사람간 격차가 6.6%P로 나타났다. 유 후보는 10.5%, 원희룡 후보는 5.2%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