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미국에 맞서 뭉치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축전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양국관계 발전 답전을 받은 북한은 23일 미국이 대만에 간섭해 한반도 긴장을 촉진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분별한 간섭은 조선반도(한반도)의 위태로운 정세 긴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남조선 주둔 미군 병력과 군사기지들이 대중국 압박에 이용되고 있으며 대만 주변에 집결되고 있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방대한 무력이 어느 때든지 우리를 겨냥한 군사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상은 “미국이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고 하지만 실지로는 대만을 반중국 압박도구로 유사시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써먹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며 “미국의 행위는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며 국제평화와 안정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다. 우리는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을 반드시 실현하려는 중국 정부와 인민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적하는 미국의 간섭은 미군 함정이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대만에 7억5000만 달러 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하며, 대만 주변 해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등이다.
박 부상은 그러면서 “벌써 적대세력들이 조중(북중) 두 나라가 협동하여 대만과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적반하장격 억지 주장을 펴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을 겨냥한 전방위적인 무력 배비(배치)를 적극 다그치고 있는 현실은 미국이 저들의 패권적 지위 유지를 위해 사회주의 국가들인 우리나라와 중국을 다 같이 압살하려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했다.
즉, 미국이 한반도와 대만에서의 긴장을 일으키면서 북한과 중국에 탓을 돌려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서 북한이 노골적으로 중국 비호에 나선 것인데, 해당 담화가 나오기 이틀 전 시 주석이 우호적인 답전을 북한에 전달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받은 김 위원장의 중국 건국 72주년 국경절 축전에 대한 답전을 지난 19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반중국 대결 책동”이라 언급하며 중국을 지지하겠다는 내용을 축전에 담은 바 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나는 중조(중북)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총비서동지(김 위원장)와 함께 노력하여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친선협조를 심화시키며 호상 적극 지지하도록 이끌어나감으로써 중조관계를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로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축하도 전하면서 “총비서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굳건한 영도 밑에 조선 인민이 단결하고 분발하여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결정을 철저히 관철함으로써 사회주의 건설 위업에서 반드시 새롭고 보다 큰 성과를 끊임없이 이룩하리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