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1조 넘보는 '크림'...스탁엑스·솔드아웃 등 리셀 시장 '후끈'

입력 2021-10-21 14:59 수정 2021-10-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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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누적 투자액 1400억... 올해 거래액 전년비 250%↑
'솔드아웃', '스탁엑스' 등 가세… 신세계인터내셔날 'DU', 한정판 플랫폼 주목

국내 리셀 스니커즈 시장 1위인 '크림(KREAM)'이 최근 1000억 원 투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글로벌 리셀 플랫폼 1위 '스탁엑스'가 지난달 국내에 상륙했다. 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 품에서 태어난 '솔드아웃'은 자회사로 분사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풍부한 거래량, 고객 확보 등이 시장 선점의 관건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1000억 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크림)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1000억 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크림)
21일 업계에 따르면 리셀 스니커즈 시장은 국내외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2025년까지 글로벌 스니커즈 재판매 시장 규모가 약 60억달러(한화 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시장 규모도 지난해 5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는 두 배 이상 대폭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업계 1위인 크림은 지난해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출범해 올해 1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설립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 원을 돌파한 크림은 지난 3월 벤처캐피털 소프트뱅크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200억 원을 유치해 누적 투자액 40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액만 총 1400억 원에 달한다.

업계는 올해 크림의 거래액이 지난해 누적 거래액 2700억 원에서 250% 성장한 945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최대 1조 원도 넘볼 수 있는 수치다. 이같은 거래액 급증 배경은 크림의 공격적 행보 덕분이다. 탄탄한 성장세,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방어는 물론 해외 리셀 시장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일본과 동남아의 현지 중고 거래 플랫폼과 연계방안을 추진한 데 이어 태국 리셀 플랫폼 'Sasom Company Limited'에 지분 투자도 강화했다.

▲무신사에서 출범한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솔드아웃)
▲무신사에서 출범한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솔드아웃)

무신사가 출범시킨 솔드아웃도 고속 성장세다. 솔드아웃은 올해 자회사인 에스엘디티로 분사해 두나무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무신사의 사업부 가운데 외부투자를 받아 분사한 것은 처음이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만든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으로 지난해 7월 탄생해 100% 정품 보장은 물론 한정판 아이템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솔드아웃은 리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지만 840만 회원을 보유한 무신사를 등에 업고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건수 25만 회를 돌파, 월평균 1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독립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정판 전문 플랫폼 `디자인 유나이티드` 론칭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정판 전문 플랫폼 `디자인 유나이티드` 론칭 (신세계인터내셔날)

리셀 스니커즈 시장은 MZ세대의 일점호화(一點豪華)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급속히 몸집을 불려왔다. 일점호화 소비는 일반 소비재는 싼 가격을 선호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문화를 뜻한다. 아무리 비싸더라도 '한정판' 딱지가 붙거나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품목이라면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기꺼이 구매한다.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놀이문화인 셈이다.

이들 업체도 구매 방식에 '일점 호화주의'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한정판 스니커즈가 MZ세대 사이에서 마치 놀이처럼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한 점에 착안해 크림, 솔드아웃에서는 운동화의 실시간 가격과 거래현황을 체크할 수 있다. 주식 단말기가 리셀 플랫폼으로, 주식 상품이 운동화나 스니커즈 등으로 대체된 셈이다.

한정판, 마니아층에 열광하는 MZ세대 소비에 주목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한정판 전문' 플랫폼 'DU'(디자인 유나이티드)까지 내놨다. 'DU'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100여 개의 고가 한정판 제품들을 독점ㆍ단독으로 주로 취급한다. 정식 리셀 플랫폼은 아니지만, 리셀 시장 인기가 뜨거운 만큼 DU 성장 여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스탁엑스가 최근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스탁엑스 인스타그램)
▲스탁엑스가 최근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스탁엑스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리셀 스니커즈 플랫폼의 원조격인 글로벌 1위 업체 '스탁엑스'(Stock X)까지 국내 시장에 가세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유니콘 기업인 스탁엑스는 리셀 스니커즈 플랫폼으로 시작해 럭셔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현재 기업가치가 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 검수센터를 세우고 한국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스탁엑스가 정식 서비스를 하기로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네 번째다.

리셀 업체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짝퉁 이슈'를 해소하고 풍부한 거래량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크림, 솔드아웃이 철저한 검수 시스템을 도입해 가품 문제를 해결하고, 크림의 경우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을 인수하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서는 이유다. 카테고리 확장도 무기다. 크림은 운동화를 넘어 스트릿웨어, 롤렉스, 몽클레어 등 럭셔리 부문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크림은 카테고리 확장을 일환으로 최근 '롤렉스' 등 럭셔리를 구비했다.  (크림 캡쳐)
▲크림은 카테고리 확장을 일환으로 최근 '롤렉스' 등 럭셔리를 구비했다. (크림 캡쳐)

솔드아웃 관계자는 "솔드아웃은 거래 가능한 상품을 늘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스니커즈 외에 ‘스투시’ 등 스트릿웨어, 테크, 레고, 라이프(스타벅스 등 한정판 굿즈), 럭셔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한정판 문화를 즐기는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정판 문화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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