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서울지식센터를 통해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 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 중이다.
20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지식재산센터는 △지식재산권 창출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 △지식재산권 교육지원 △IP스타기업 육성 △지식재산 상담ㆍ컨설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 306개 가운데 252개가 지원사업이 회사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중소·벤처기업인들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지원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지식재산센터의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매출과 고용 등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매출액은 2017~2018년 15.5%, 2018~2019년 16.7% 각각 증가했다. 고용 역시 연평균 14.2% 성장하며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다. 지원사업 참여기업 306개 중 295개가 지식재산권을 출원·등록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지식재산권 출원·등록 건수가 2017년 2266건에서 2019년 3735건으로 증가했다.
패션 양말을 제조ㆍ판매하는 세컨드팔레트는 서울지식재산센터에서 심판소송 지원사업, IP전문가 컨설팅 지원사업, 해외상표 출원 지원을 받았다. 세컨드팔레트 제품 디자인을 모방해 위조품을 판매하는 업체에 경고장을 발송하는 행정지원은 물론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침해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조언을 받았다.
전원준 세컨드팔레트 대표는 “현재 중국에서 상표권과 디자인, 사진을 도용당하고 있다”며 “한 시즌에 20건 전후로 신상품이 나오는데 전 상품을 모방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대응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지식재산센터에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사업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망 스타트업도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 브루어리(양조장) 플랫폼’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수제 맥주 제조기기 개발ㆍ판매 전문기업 인더케그도 마찬가지다. 인더케그는 맥주 제조 플랫폼으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인더케그 관계자는 “돈을 쓰기가 제일 어려운 게 특허 분야”라며 “특허를 안 한다고 해서 티가 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IP스타기업에 선정돼 국내외 특허 출원할 때 지원을 받았다”며 “이런 지원이 없으면 일반 스타트업은 투자와 특허 출원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더케그는 서울지식재산센터 등 공공지원에 힘입어 국내외 특허권과 특허 출원 상황을 상세하게 분석한 자료인 ‘특허맵’을 제작하고 있다. 경쟁사 특허 분석과 침해 여부를 판단해서 향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특허권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킬 계획이다.
인더케그 관계자는 “지원을 받고 체계적으로 글로벌 IP사업을 하다 보니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매년 일정 비율을 연구ㆍ개발 비용을 투자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투자를 신규로 받을 때 기술력 관련해서 다른 곳보다 충분히 인정받았고, 지식재산권 관련된 로드맵을 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서울지식재산센터 지원사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지식재산센터는 △지식재산권 창출지원 90건 내외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 40건 내외로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많지만 지원 규모가 작다 보니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기술경쟁력을 공고히 하려면 규모를 늘려 더 많은 기업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지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