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3분기 코스피의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익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8월 초를 고점으로 -3.4% 하향 조정됐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급난과 이익 둔화 우려가 겹친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재고자산 대비 매출액을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Inventory Turn-over)’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매출로 변화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예컨대 음식점에서 만들어 놓은 음식이 얼마나 빨리 나가는지 나타내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재고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고 전방 산업이 호조세를 띠면 그만큼 재고가 매출로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에 기존 대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같은 불황기에 매출채권(받을 어음+외상 매출금)과 재고자산이 많다면 기업은 현금 부족을 겪으며 영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2개월 선행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지표 역시 10월을 기점으로 둔화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고자산회전율은 통상적으로 높을수록 좋은 편이지만, 국면별로 그 의미는 상이하게 작용된다”며 “매출액이 재고자산 증감 대비 빠르게 증가하는 국면에서는 전방 산업의 호조를 의미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고자산회전율은 상승하는데 재고 감소 속도가 매출액 감소세보다 빠른 경우다. 과거 이런 상황에선 코스피의 영업이익률 둔화가 관찰됐다.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결국 재고자산회전율과 매출액 증가세를 함께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재고자산회전율과 매출액이 함께 늘어나는 기업이 인플레이션(비용 압박)을 받는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