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시세와 연동
시세 따라 저렴하게 관람 가능
독립영화의 장소 한계 극복
특정 영화제 직접 참가 안 해도
온라인 통해 다양한 작품 감상
프랑스에서 제작한 13분 남짓의 단편 영화 ‘스피드 데이트’의 얘기다. 검색해도 쉽게 찾기 힘든 단편 영화이지만, 온라인 독립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무비블록’을 통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드라마, 코미디, 로맨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수백 개가 넘는 독립·단편영화가 진열돼 있다. 독립·단편영화는 특정 영화제가 아니면 쉽게 관람이 어려운데, 무비블록은 이를 온라인으로 옮겨와 장소의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무비블록은 단순히 독립·단편영화를 보여주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참여자 중심의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게 무비블록 사업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창작자가 영화를 제작해 무비블록에 공개하면 관객은 일정량의 돈(0.5~1.5달러)을 내고 영화를 본다.
관객이더라도 외국 영화 자막 제작에 참여해 수익(영화 수익의 약 10%)을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발생한 수익은 창작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접근이 쉽고 누구나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다는 점도 무비블록의 강점이다.
무비블록의 또 다른 특징은 결제 방식이다. 무비블록이 발행한 코인 MBL을 통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페이코 등으로 결제할 수 있지만, 가장 간단하고 환불도 가능한 결제 방식은 MBL이다. 현재 업비트 거래소 기준으로 14일 오전 MBL은 13.5원에 거래되고 있다. MBL을 통해 1달러(약 1200원)짜리의 영화를 관람한다면 89.7 MBL이 결제되는 식이다. 결제 금액은 MBL에 연동돼 계속해서 변한다. 만약 이튿날 MBL이 20원 수준으로 오른다면 1달러 영화를 기준으로 60 MBL이 결제된다.
MBL을 통한 결제는 가상자산(가상화폐, 암호화폐) 거래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우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정량의 MBL을 보유하고 있다면 거래소 내의 지갑에서 무비블록 계정의 지갑으로 MBL을 송금하면 된다.
무비블록은 현재 1세대 벤처 격인 판도라TV 내의 사내벤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은 판도라TV가 운영하는 KM플레이어를 통해 구현된다. 강연경 대표를 비롯한 공동 창업자는 초기에 KMP의 유저를 타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확보한 무비블록 회원만 약 5만 명, 월 방문자 수는 13만 명에 육박한다.
그간 독립영화 OTT 사업을 진행한 업체는 많았지만,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독립·단편영화의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탓이다. 무비블록은 판도라TV라는 법인에 속해 독립 법인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문제도 다소 해결했다.
무비블록은 지난해 온라인 영화제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독립·단편영화제가 현장 관람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오프라인에 치중됐던 영화제였지만, 무비블록은 이 시점 이후 총 16개의 영화제를 온라인에서 소화했다. 이달 20일에는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상영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구독 모델로는 수익이 많이 나는 편이 아니다. 무비블록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통한 사업화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는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 된 배우의 카드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무비블록은 향후 구독형 정기결제 도입이나 다큐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펀드레이징 기반 모델을 만드는 등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