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열연한 배우 이정재를 내세워 라면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라면 전통강자 농심, 오뚜기 등 버티고 있는 국내 라면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하림이 강력한 모델을 활용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신드롬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라면 시장은 국내에서 경쟁이 더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이 하림의 신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림은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이하 장인라면)을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진짜 국물로 만든 라면요리다. 인스턴트 식품으로 저평가돼온 가공식품에 장인과 셰프의 역량을 불어넣은 제품으로 탄생시켜 본격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는 설명이다.
하림이 내세우는 장인라면의 차별화 포인트는 육수다.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50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익산 공장, 각종 도계 인프라를 활용한 특유의 육수로 국내 라면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인라면의 육수는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 채소를 20시간 끓인 국물로 만들어졌다.
건면을 사용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건강 트렌드도 잡았다. 나트륨 양 역시 기존 라면(1650~1880㎎)보다 훨씬 적은 1430㎎으로 낮췄다. 라면이 MSG와 정제염 사용으로 나트륨 함량이 과도해 건강에 해롭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 라면을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춘 하림 사장은 이날 서울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열린 '더(The)미식 장인라면' 기자 간담회에서 "하림은 국내 최대규모의 도계장을 가지고 있다. 닭뿐 아니라 돼지, 소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라면서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림의 '퍼스트 키친'도 구축했다. 메인 공장에서 육수를 만들면 바로 옆 라인에서 조립을 하는 식이다. 조만간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첨단 소비자 물류센터를 기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해외 시장 타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라면은 글로벌 집밥족에 힘입어 지난해 이후 코로나 특수를 누린 대표 K먹거리인 만큼 드라마 돌풍과 맞물려 해외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하림 측은 우선 국내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후 해외 현지 사정에 맞춰 접근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하림이 내년에 목표로 잡은 라면 매출액은 700억 원 이상이다. 특히 라면과 함께 선보인 'The 미식 브랜드'를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키워 1조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생산 능력도 이미 확보했다. 1000억 원 이상 공급하기에 문제가 없는 상태다. 추가 증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를 뒀다. 현재 2개뿐인 생산 설비를 5개까지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라면 후발주자로서 하림이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라면시장 전통의 강자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치열한 매대 경쟁의 틈을 비집고 하림이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올 3월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즉석밥 '하림 순밥' 역시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 오뚜기의 견고한 아성에 밀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의 올해 즉석밥 매출 목표액은 200억 원이다.
하림 관계자는 "즉석밥 시장은 라면보다 훨씬 어려운 시장이지만 즉석밥만의 니즈가 있고 이를 잘 공략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라면 역시 이달 내 편의점과 3대 대형 마트에 입점할 정도로 유통채널이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