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세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는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후 특파원들과 만나 "(디지털세) 필라 1과 필라 2를 결합하면 세수에 소폭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디지털세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하는 세금(필라 1)과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필라2)으로 구성돼 있다.
필라 1은 2023년부터 간 기준 연결매출액이 200억 유로(27조 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연 매출 200조 원 이상인 삼성전자와 30조 원 내외인 SK하이닉스가 영향권에 들어간다. 필라 2 역시 2023년부터 시행되며 연결기준 연 매출 7억5000만 유로(1조 원) 이상 기업이 대상이다.
홍 부총리는 먼저 "필라 1의 경우 수천억 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한국의 경우 해외에 과세 배분할 기업은 1개에서 많으면 2개 정도지만,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 대상은 규모가 크든 작든 모아 보면 80여 개 정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필라 2의 경우 수천억 원의 세수 증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부는 이를 결합하면 세수에 소폭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필라 1은 단기적으로 세수 감소요인이지만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플러스 전환을 예상했다. 반면 필러 2의 경우 다른 나라의 법인세 상향 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세수 흑자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필라 1이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세금을 내면 이중과세 방지장치에 의해 국내에서는 그만큼 공제한다며 "기업의 부담은 조세 중립적이고 정부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간투입재의 최종매출액과 연관성, 매출액의 국가별 배분,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이프 하버' 등 남은 쟁점에 따라 과세 규모가 증감한다며 "앞으로 1년간 세부적 기준 논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환율 상승세에 대해 글로벌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국내의 해외증권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작동한 것이라며 환율 상황이 우려했던 것만큼 진행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투기적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로서는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하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안정화 조치를 언제든지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올해 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측했지만 물가가 소폭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제가 최근에 2% 수준에서 물가수준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2%나 이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물가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문제와 관련해 오는 18일 열리는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