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거래일 코스피시장(2일)이 지난 주말 뉴욕증시 부진 영향으로 2거래일째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종가가 시가를 웃도는 '양봉' 행진이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뉴욕증시가 배드뱅크 설립 무산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이어갔다는 소식에 1140선에서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일본증시의 연중 최저치 근접에도 불구 외국인 매수에 고무되어 상승반전하기도 했습니다.
1월 수출 급감(전년동기대비 -32.8%) 소식과 함께 외국인이 선물 매도규모를 확대하면서 오후장 한때 113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장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 직전 거래일대비 15.16p(1.30%) 내린 1146.95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295억원 순매수로 4거래일째 '사자'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12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3928억원 매도우위를 보였습니다.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5181계약 순매도)와 함께 지수를 끌어내린 프로그램은 차익거래(-2785억원) 위주로 350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일주일 춘절 휴장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06% 오르고 대만 가권지수가 0.28% 상승한 반면, 닛케이지수(-1.50%)와 항셍지수(-3.14%), 싱가포르지수(-2.36%)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조선株 웃고 은행株 울고..정보고속도로 수혜株↑
4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현대중공업이 쌍끌이 매수를 동반해 2.75% 오르며 대우조선해양(3.61%), 삼성중공업(1.85%), 현대미포조선(0.62%) 등 조선주들의 강세를 이끌었습니다.
美 오바마 행정부의 배드뱅크 설립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금융주들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신한지주가 신한은행 유상증자설 악재로 7.19% 급락한 것을 비롯해 기업은행(-5.14%), KB금융(-5.00%), 우리금융(-4.02%) 등 은행주들이 동반 하락했고, 그린손해보험(-5.16%), 코리안리(-4.55%), 미래에셋증권(-3.60%) 등의 금융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대형 IT주들의 등락이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2.97%)를 비롯해 LG전자(-1.25%), 삼성SDI(-4.15%) 등이 내린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수급개선 기대로 1.87% 오름세를 탔습니다.
업종별로는 조선주가 포진해 있는 운수장비(1.34%), 서비스(0.81%), 종이목재(0.61%) 의료정밀이 소폭 상승했고, 은행(-3.72%), 전기가스(-3.26%), 증권(-2.36%), 전기전자(-2.13%) 업종 등의 낙폭이 컸습니다.
그밖에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보면, 현대모비스(4.29%), LG(4.10%), 동양제철화학(2.63%), 한국가스공사(1.94%)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NHN(3.21%)은 아마존 효과에 힘입어 나흘째 올랐습니다.
반면 한국전력(-4.07%), 대우건설(-3.51%), 대우증권(-3.49%), 두산(-2.83%), SK텔레콤(-1.69%), 현대차(-2.32%) 등의 시총상위주들은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정부가 34조원을 투입해 IT 대운하격인 '정보고속도로' 초광대역융합망(UBcN)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광통신장비주와 와이브로 관련주들이 무더기 급등하며 새로운 테마 형성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SNH와 코위버, 빛과전자, 텔레필드 등의 광통신장비주들이 개장초 일찌감치 상한가에 진입했고, 기산텔레콤 C&S마이크로, 서화정보통신(이상 상한가), 쏠리테크(9.01%), 이노와이어(8.00%), 위다스(7.51%), 영우통신(7.33%), 포스데이타(6.34%), 케이엠더블유(5.18%) 등의 와이브로 관련주들도 무더기 급등세를 나타냈습니다.
서울반도체가 일본 니치아와 특허 분쟁이 마무리됐다는 호재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주목을 받았고, 네오위즈(14.41%)와 SK컴즈(5.14%)와 인터파크(1.02%) 등의 인터넷주들도 아마존 효과에 힘입어 선별적인 강세를 보였습니다.
큰 기대도 지나친 위축도 부적절한 박스권 장세
어닝시즌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이번주 증시는 즐비하게 발표를 기다리는 국내외 경제지표들의 눈치를 보며 소소한 등락을 펼칠 전망입니다.
美 12월 개인소비지수 및 1월 ISM제조업 지수(2일), 유럽중앙은행(ECB)금리 결정(5일), 美 1월 비농업 신규고용 및 실업률(6일) 등이 주요 이벤트들입니다.
이미 수많은 경제지표들이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고, 주요 기업들의 어닝쇼크는 신용위기로부터 전이된 실물경기의 침체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경기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게 패여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고용지표, 제조업지수 등의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기업들이 경쟁적인 대규모 감원 발표에 이어 추가 감원을 계획하고 있는터라 (물론 눈높이를 낮춘 예상치와의 비교가 중요하지만) 각종 경제지표들이 보내는 시그널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들이 현물 매수행진을 이어가면서도 선물시장에서는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증시 환경을 의식한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신용위기, 두가지 핵심 매크로 악재들에 대한 시장의 내성을 무시할 수 없고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금융시장 안정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어서 증시의 하방경직성은 어느정도 유지될 전망입니다.
지난 1월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유럽발 신용위기 재발 우려감이 걷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국가별 CDS프리미엄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증시영향력 측면에서 중요한 미국의 경우 국가 CDS프리미엄은 오히려 연초보다 하락했고 구제금융을 받는 상업은행들의 CDS프리미엄만이 올랐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선진국들에 비해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최근 뉴욕증시의 조정은 부도위험, 체계적 위험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심리적 불안감에 의해 이루어진 측면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국내증시 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양봉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신뢰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됩니다. 이날 금융주들이 배드뱅크 설립 무산 우려에도 불구 낙폭이 깊지 않았던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요컨대 적극적인 매수는 어렵지만 과도하게 겁먹을 필요도 없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업황회복 또는 실적, 정부정책 수혜 등의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바텀업 방식의 종목별 시장접근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지난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조선주들이 이날 주목을 받았으나 전체 조선업계의 지난달 신규수주는 단 한척(전년동월 8척)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래의 실적을 선반영하고 상승모멘텀으로 삼는 주가의 속성상 조선주들이 시장평균을 웃도는 아웃퍼폼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적 모멘텀의 경우 지난 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이 양호한 종목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가급적 탄력이 좋은 코스닥시장내에서 외국인, 기관이 매수에 참여하는 실적우량주 중심의 시장접근이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유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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