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살짜리 딸을 사흘 동안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6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동학대살해·사체유기 혐의로 기소한 A(32·여)씨에게 징역 25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사건 발생 장소인 집에 뜯지 않은 2L짜리 생수병이 있었다”며 “사망 당시 생후 38개월인 피해자가 생수 뚜껑을 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3살에 불과한 피해자가 집에 홀로 방치돼 겪었을 갈증과 배고픔, 외로움은 쉽게 짐작할 수 없다”며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했다.
검찰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구체적 공소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가 7월 21일부터 77시간 동안 집을 비울 당시 과자 1봉지, 젤리, 아동용 주스 2개만 딸 B(3)양에게 줬다는 것이다.
A씨가 외출 후 남자친구를 만나는 동안 B양은 물과 음식을 전혀 먹지 못했고, 심한 탈수 등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A씨는 올해 6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총 26차례나 딸을 집에 둔 채 홀로 외출했다.
A씨 변호인은 “살해 고의가 없었기 때문에 공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피고인은 과거에도 하루나 이틀 정도 딸을 혼자 집에 두고 나갔다 왔을 때 멀쩡하게 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사망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검사가 구형하자 눈물을 흘렸고, 재판장의 최후진술 권유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1일 기소 이후 1차례도 재판부에 반성문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딸 B양을 홀로 남겨둔 채 남자친구를 만나러 외출했다가 사흘 뒤 돌아와 B양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B양의 시신을 그대로 둔 채 다시 집을 나와 2주 동안 남자친구 집에 숨어 지냈고, 지난 8월 7일 귀가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서 “딸이 죽어 무서웠다”며 “안방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딸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나왔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