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기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업계도 달구고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안착되고, 언론에서 연일 새로운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새로운 테마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테마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흥행에 성공하자 증권업계는 관련 상품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상장하면 ‘따상’은 기본…메타버스 테마주 ‘돌풍’
국내 주식시장에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주역은 자이언트스텝이다. 이 업체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버추얼 아바타를 제작한 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으로 지난 3월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인 2만2000원에 시초가를 기록하더니 이어 2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7월에는 11만 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통했다.
증강현실(AR) 플랫폼 기업인 맥스트도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만 6조 원이 몰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증강현실 앱을 만들 수 있는 AR 개발 업체다. 지난 7월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1만5000원)의 2배인 3만 원에 형성됐고, 이어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8월 말에는 6만 원대를 찍었다.
메타버스로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펀드에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펀드를 내놨고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참전했다. 8월에는 KTB자산운용도 경쟁에 가세했다.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출시 두 달여만에 약 1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대기 중이다. 최근 삼성자산운용과 KB, 미래에셋, NH-아문디 등 4개 자산운용사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출시 계획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기대감만 부풀려져…실체가 없다” 해소되지 않은 의구심
증권가를 타격한 메타버스 광풍에 불안한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 단계인 메타버스 관련 산업에는 기대 심리가 크게 반영됐을 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3월 2만2000원으로 상장 후 4개월 만에 최고 11만3100원을 기록하며 몸집을 5배 불렸지만, 현재는 7만5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손실만 19억 원에 이른다. 맥스트도 9만9000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후 현재는 5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메타버스 관련주에 대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언제든 기대감이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어서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산업 특성상 메타버스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선점을 위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의 주가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산업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 해소 불완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