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법인보험대리점의 협찬을 받아 제작된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이 시청자 개인정보 유용 등 피해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프로그램의 방송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과 관련 작년 국정감사에서 EBS ‘머니톡’ 프로그램의 시청자 상담 정보가 제3자에게 유상으로 판매된 사실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방통위는 EBS ‘머니톡’ 프로그램의 방송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4월부터 지상파방송 4개사, 지역민방 10개사, 종합편성PP 4개사, 경제전문PP 9개사 등 총 27개사의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의 편성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19개사에서 20개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이 편성된 사실을 확인하고 협찬계약 서류 및 시청자 정보의 협찬사 제공 여부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방송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의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은 기존 가입 보험의 문제점 진단, 보험료 절감 방안, 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 등 보험 관련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면서 시청자가 직접 상담을 원할 경우 대표전화로 상담할 수 있다는 자막과 멘트를 통해 시청자 상담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상담 방송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방송사가 법인보험대리점과 협찬계약을 체결하여 제작비를 지원받은 프로그램을 제작ㆍ송출하고, 협찬금을 지원한 법인보험대리점이 시청자로부터 접수된 보험 상담을 담당하는 구조이다. 법인보험대리점은 방송 중 상담을 신청한 시청자 DB를 보험설계사들에게 유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는 시청자의 상담 정보가 보험설계사의 마케팅 목적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청자에게 이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방송 내용과 유사한 재무고민 해결을 위한 무료상담 전화번호라고 안내하는 등 개인정보 제공처와 이용목적 등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문제점이 파악됐다.
방통위는 보험방송이 전화 상담을 독려하고 상담 관련 정보를 보험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이 ‘방송서비스의 제공과정에서 알게 된 시청자 정보의 부당유용’을 금지행위로 정한 방송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판단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4월 모니터링 이후 편성이 확인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실태점검을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