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전기차’로 유명한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RIVIAN)이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가 최종 협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실무 미팅을 진행해 왔으며 본계약 및 발주서 발급만 남겨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리비안과 배터리 제조 장비 공급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은 지난 해 첫 방한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제품, 장비 및 생산설비 시찰과 실무 미팅을 진행해 왔으며 본계약 및 발주서 발급만 남겨 놓은 상태다.
리비안이 구매하려는 장비는 각형 배터리로 현재 디에이테크놀로지와 초도 계약을 협상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계약금액은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은 이르면 이달 시험 생산(파일럿) 규모의 장비 구매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초도 계약을 시작으로 상반기 매출을 상회하는 수백억 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큰폭의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리비안은 첫 전기차인 픽업트럭 ‘R1T’과 SUV 모델 ‘R1S’ 출고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2만 대의 차량을 인도할 예정이며, 2022년에는 5만 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2025년 내에 100기가와트시(GWh)규모의 자체 배터리 공장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를 포함한 거의 모든 완성차 회사들은 배터리 수급 문제로 2차전지 제조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내재화 비중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리비안도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부품 업체들과 발빠른 계약을 통해 신규 설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된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 회사로 지난 14일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상용 전기트럭을 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창업이래 아마존, 포드 등으로부터 약 105억달 러(약 12조3000억 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제2의 테슬라’, ‘테슬라 대항마’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블랙록, 피델리티, 티로프라이스 등과 같은 유명 글로벌 펀드들도 리비안의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뉴욕 증시 입성을 앞둔 리비안의 상장후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약 94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에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다수의 업체들과 현재 협업을 준비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에 대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는 에코캡, 대원화성, 자비스 등 리비안 및 전기차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K-배터리’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K-배터리 소부장’ 업체들의 잠재 성장 가치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배터리 내제화 전략을 기치로 내걸고 실무진이 비밀리에 방한해 국내 부품업계를 대상으로 협력사 타진에 나서고 있다.
이미 스웨덴 노스볼트, 독일 바르타, 미국 리비안 및 애플카 등이 한국을 찾아 국내 업체들과 미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전기차의 핵심부품 배터리 등을 국내 기업이 공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전기차 업체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국내에 들어와 대기업이 아닌 소부장 관련 업체를 직접 만난 것은 리비안이 첫 사례”라며 “최근 애플카 및 미국, 유럽 전기차 회사들이 한국을 찾아 배터리 소재 기업들과 전방위적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배터리 및 관련 핵심 기술의 위상이 높아 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