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전기차 판매 처음으로 디젤 제쳐...K배터리도 수혜 기대

입력 2021-09-29 16:40 수정 2021-09-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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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5위 중 4개 LG엔솔, 플러그인 1위는 삼성SDI 배터리 탑재

유럽 승용차 판매량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EVㆍPHEV) 판매가 디젤차를 앞섰다. 이 같은 판매 호조가 유럽 전기차 시장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유럽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디젤차 판매량을 능가했다.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5만1737대를 판매해 14만1635대를 판매한 디젤을 따돌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기차가 디젤차보다 15만8300대 적게 팔렸지만, 올해는 1만100대가 더 판매됐다.

시장점유율은 전기차가 21%, 디젤차가 20%를 차지했다. 전기차가 디젤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 사상 처음인 동시에 시장 점유율도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럽 전기차 판매 약진은 K-배터리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은 미국, 중국과 더불어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2021년 상반기 기준 52만대가 팔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중 29%를 차지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큰 만큼 국내 3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의 유럽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수혜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폭스바겐의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모델 'ID.4' (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의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모델 'ID.4' (사진제공=폭스바겐)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유럽에서 많이 팔린 전기차 상위 5개 중 4개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 3위인 폭스바겐 ID 3와 ID 4를 비롯해 4위 르노 조에, 5위 머스탱 마하-E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쓰이고 있다.

이 중 폭스바겐 ID 3은 7904대가 팔려 지난달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가 됐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순위로도 15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ID 4는 4624대, 르노 조에는 4032대, 머스탱 마하-E는 3621대를 판매하며 약진했다.

▲2021년 유럽 자동차 판매량 TOP 10. (사진=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
▲2021년 유럽 자동차 판매량 TOP 10. (사진=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는 삼성SDI가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포드 쿠가 PHEV는 지난달 3512대를 판매하며 플러그인 하이드브리드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EV에서는 피아트 500이 3152대로 판매량 10위에 오르며 삼성SDI의 수혜를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3561대를 판매해 6위를 기록한 기아 니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폭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배터리를 연구ㆍ개발하고 생산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수혜는 지속할 예정이다.

▲LG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K배터리 업계는 친환경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공장 증설에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 폴란드 브로츠와프를 생산 거점으로 낙점하고 2018년 양산 체제를 갖췄다. 이후 6조70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증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북부 괴드 지역에 4000억 원을 투자해 2018년부터 가동하고 있는데 이어 1조 원을 투자해 헝가리 2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삼성SDI 유럽 현지 공장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40GWh(기가와트시)로 늘어나게 된다.

SK이노베이션도 유럽 헝가리에 3개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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