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최악의 전국적 대확산으로 치닫고 있다. 우려했던 심각한 상황이다. 25일 신규 확진자가 3272명으로 작년 1월 국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6일(0시 기준)에도 2771명이나 발생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누적 환자수는 30만1172명으로 늘었다.
지난 7월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이 3개월째 번지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5차 유행의 양상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을 주도하는 데다, 연휴 기간 인구 이동량 급증의 영향이 작용했다. 26일 지역발생이 2735명, 해외유입이 36명이었는데, 지역 확진자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2014명으로 73.6%를 차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추석 연휴 영향이 1∼2주 뒤에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다음달 초에는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의 사흘 연휴가 두 차례나 더 있다. 통제불능의 사태도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향후 1∼2주 동안 확진자 급증이 예상된다며, 사적모임 취소와 다중시설 이용 자제를 요청했다.
심각한 고비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경로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환자 한 사람이 전파시키는 감염재생산지수도 25일 전국 기준 1.03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확산 국면을 뜻한다. 조만간 하루 확진자가 4000명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의 위기인데 뾰족한 방도가 없다. 백신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1차 백신접종률은 전 국민의 74.1%다. 2차 접종까지 끝낸 접종완료율은 아직 45.2% 수준이다. 그럼에도 최근 확진자 대부분이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에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돌파감염’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백신접종의 신뢰성도 의문인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위드(with) 코로나’는 아직 서두를 때가 아니다. 방역의 중심을 현재의 확진자 축소에서 벗어나 고위험군 사망률·중증화율 관리로 옮겨 국민들이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고 피해를 줄이자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자칫 방역체계가 허술해지는 데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걷잡기 어려운 코로나 확산세부터 일단 진정시키고, 현재로서 달리 대응수단이 없는 백신접종률을 최소한 일반 성인의 8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선진국들은 3차 접종의 ‘부스터 샷’까지 나서고 있다. 정부가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