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심보다는 형량이 6개월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김용하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신 전 비서관 역시 1심(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보다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표적 감사 지시 등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일부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특히 재판부는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 씨에 대한 표적 감사 강요 혐의에 대해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해 사표를 제출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13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김 전 장관은 사표 제출을 거부한 김 씨를 상대로 표적 감사를 벌여 2018년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인 박모 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는 등 내정자들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도 받았다.
지난 2월 1심은 직권남용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 신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낙하산 불법 관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아직 낙하산이 근절되지 않고 별다른 불이익 없이 임기를 마치고 있다. 사법부 판단만이 멈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환경부 장관 못지않게 공정 원칙과 법규를 도외시한 채 낙하산의 핵심 역할을 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