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에서 내용 차이 없어 논란
유승민 7월 발표한 공약과 비슷
최재형 주장한 '당당한 외교'도 흡사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예비경선 후보가 야심 차게 발표한 외교·안보 정책이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당의 유승민 후보가 7월 발표한 공약은 물론 최재형 후보가 발표했던 정책과도 결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 측은 보수·야권에서 언급할 수 있는 공약이 한정적인 것이지 베끼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22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당한 외교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여러분께 드린 바가 있다"며 11개의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했다. 외교에선 미국과의 동맹 강화, 안보에선 비핵화와 동시에 대화를 강조했다.
문제는 공약 내용 중 일부가 당내 다른 후보들의 정책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MZ세대 군필자 주택청약 가산점, 군복무기간 국민연금 기간 확대 등은 유 후보와 비슷하고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그 외 후보들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의 공약을 그대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하면 양해라도 구하는 게 상도의 아니냐"며 "윤 후보는 부부가 모두 표절이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입만 열면 사고를 치는 불안한 후보로 정권교체 할 수 있겠냐"며 "차라리 지난번처럼 대리발표 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 캠프 최원선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논문을 써도 출처를 안 밝히면 표절이고, 표절하면 학위가 취소될 수 있다"며 "안보정책은 즉흥적으로 그럴싸한 공약을 짜깁기해서 해결될 수 없는 복합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의 공약이 꼭 필요한 훌륭한 공약임을 인정해 준 것은 고마우나, 마음에 든다면 출처는 밝히고 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 측은 보수·야권에서 내세울 수 있는 공약이 한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공약이라는 건 디테일의 차이지 보수 정권에 있으면 다 비슷비슷한 것"이라며 "대응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랑도 일정 부분 겹칠 수밖에 없는데 특히나 같은 당에 있으면 겹치는 건 당연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