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그간 얻은 2만3000여 표를 모두 무효 처리하기로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5일 결정한 가운데, 과반을 득표해야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로선 이날 선관위 결정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론이다.
15일 이낙연 캠프 대변인 오영훈 의원은 이투데이에 “제한적 해석이 이뤄진 데에 대해 당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러한 입장이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의원님과 숙고해 16일 오전까지 결론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처분 가능성을 묻는 말에 “모든 것을 포함해 의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내놓은 의원직 사퇴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가결됐다.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지겠다”고 신상 발언을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직안 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와 전날 통화했다며 “정 전 총리가 ‘서로 마음을 잘 알지 않느냐’ 하셨다”고 말했다. 사퇴 배수진을 통해 이 전 대표는 오는 25일~26일 대선 경선 분수령이 될 호남 경선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순회 경선과 1차 슈퍼위크에서 5연승을 내리 거둔 이 지사는 ‘무결선 본선 직행’을 목표로 삼은 가운데, 이 전 대표는 남은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저지해 1위,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로 반전을 꾀하려는 복안이다.
여기에 정 전 총리가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사퇴하면서 정 전 총리의 득표수가 무효 처리돼 경선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실제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기존 51.41%에서 약 53.71%로, 이 전 대표는 31.08%에서 약 32.46%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당규에 근거하면 무효표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무효표 처리 방법을 두고선 모수는 그대로 있고 득표한 것만 사라지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소급적용해 득표율에 반영되는 방법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분분하다. 득표율 계산에서 분모인 유효투표수가 작아지면 모든 후보 득표율이 소폭 상승하지만, 1등인 이 지사의 득표율 상승폭이 가장 큰 까닭에 캠프 별 유불리가 엇갈린다.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사사오입’에 빗대어 격렬하게 반발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사오입과는 관계없지만, 이번 무효표 처리에 대해선 분명히 논란의 소지 있다”고 피력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야당이었으면 당장 가처분 소송으로 불붙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집권당이라 ‘부자 몸조심’ 격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