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국가통계국(NB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주택 판매가 전달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국 경제를 강타한 작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지난달 신규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0.16% 오르는 데 그쳐 올 들어 가장 상승 폭이 낮았다. 기존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0.02% 내려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주택시장은 중국 정부의 집값 과열 단속 강화로 헝다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면서 급랭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모기지율을 인상하고 주택 매입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개발업체의 대출도 조였다.
부채 규모가 3000억 달러(약 351조 원)에 달하는 헝다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꼬여간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토스퍼의 연구 책임자 송 홍웨이는 “최근 부동산 부문 규제는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더 많은 개발업체가 모기지를 비롯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현금을 회수하기 위해 가격 인하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을 대폭 인하했지만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헝다는 전날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9월은 중국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시점이지만 최근 자사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자산 매각에 안 좋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달 자산 매각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어두운 실적 전망에 주가도 폭락세다. 이날 상하이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모건스탠리가 헝다 실적 전망을 2023년까지 13%나 낮춘 영향이다.
NBS 대변인은 이날 “대형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많은 분야가 신용 리스크에 노출된다”면서 특히 중소 은행과 개발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커지는 경고음에도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아직 없다. 한정 중국 부총리는 지난달 “부동산 시장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