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사장님이 대출을 지원해달라고 했어요. 근데 자세히 살펴보니 도저히 자금을 지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기업이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8일부터 9일까지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에선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2021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면접이 진행됐다. 헤드폰을 쓴 은행 인사담당자는 화상 프로그램 줌으로 연결된 면접자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실무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딜레마 상황을 주고, 지원자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지원자는 긴장한 듯 몇 초 생각에 잠기더니 자신만의 딜레마 해소 방식을 말했다. 면접은 줌으로 진행됐지만, 열기는 대면 면접 못지않았다. 이번 면접에서 상위 30~40% 안에 든 우수 면접자는 이후 공채에서 1차 서류전형 1회 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공동 채용 박람회로 이틀에 걸쳐 금융권 취업 희망자 1726명이 면접을 봤다.
면접 기업은 6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이었다. 면접장에선 △문제 해결 능력 △직무 관련 사항 △직무 이해도 등을 포함해 자기소개서에 기반을 둔 질문들이 중심이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지난해에 이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후 공채에 영향을 미치는 면접 외에도 각 기업 인사담당자의 채용설명회, 현직자의 토크콘서트, 비대면 채용 상담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채용설명회에서는 인사담당자가 채용 전형, 인재상에 대해 설명했다. 기술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증권금융 등 공기업은 해당 기업의 역할을 완전히 이해한 후 직무역량을 자소서와 면접에 녹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권 인사담당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금융환경을 고려해 고객을 향한 감성과 디지털 역량을 겸비한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증권사 인사담당자는 개인의 배경보다 능력과 잠재력을 보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투자 산업에서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직자의 토크콘서트에서는 금융권 종사자에 대한 흔한 오해에 대해 현직자가 O 또는 X로 대답했다. 기업은행 직원들은 ‘실적에 대한 압박이 낮은 편인가?’라는 질문에 O를 들었다. 입사 5년 차 임동현 대리는 “객장에서는 영업하지만 지인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며 “(국책은행이라) 영업 압박이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직자들은 공채 과정에서 금융권에 특화된 스펙이 남들과 차별화된 게 없다면 본인의 강점을 어필할 것을 추천했다. 또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를 위해선 키워드를 정해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