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상황이 내주까지 진정되지 않으면 연휴를 계기로 확산세가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만 140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충청권 확진자는 2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에선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충청권에선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정통령 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브리핑에서 “그동안 몇 차례 유행을 거치면서 전체적인 환자의 기저치 수준이 높아진 부분들이 있고, 최근에 휴가철이랄지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접촉이 증가한 부분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며 “예방접종을 신속히 시행하고는 있지만 아직 충분한 수준의 예방접종률에는 도달하지 못한 측면도 작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이날 0시 기준 1차 이상 예방접종률(성인 대비)은 서울이 68.5%, 인천은 68.1%, 경기는 67.4%로 전국 평균(69.7%)을 밑돈다. 우선접종대상인 고령층(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작아서다. 수도권 확산세에도 이런 상황이 반영됐을 개연성이 크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60.2%는 접종률이 50%대 초반에 불과한 40대 이하다.
접종률이 낮은 연령계층에서 확진자가 느는 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26.8%는 어린이 환자이며, 이스라엘은 최근 1개월간 신규 확진자 중 43.5%가 20세 미만이다.
김기남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수도권의 유행이 줄지 않는다면 추석 연휴를 통해 비수도권으로 증가세가 확산할 위험이 크다”며 “가급적 약속과 모임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18~49세 연령층 중 아직 접종 예약을 하지 않은 분들은 서둘러 예약과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