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접종용량을 과하게 또는 적게 투입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고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접종기관이 보유한 백신의 유효기간을 전수 점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6일 열린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접종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수상박스에 선입ㆍ선출 경고문을 부착하고, 접종기관별 보유 백신의 유효기간을 전수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추진단은 접종기관이 백신별 냉장 유효기간을 인지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진단은 △접종기관은 백신을 입고일순으로 사용하고, 접종 전 반드시 유효기간을 확인할 것과 △모더나, 화이자 등 mRNA 백신은 백신의 자체적인 유효기간과 별개로 백신의 수송박스에 부착된 냉장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해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일각에선 하루 접종량이 많아 의료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추진단은 현재 의료기관이 최대 예약 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정해둔 상황이고 관련 내용을 의료계와 소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팀장은 “하루에 100명까지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또 2차 접종에 대해선 하루에 150명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의료기관의 시간당 예약 인원, 운영 정보와 설정도 조정이 가능해 최대 예약 인원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하게 접종을 시행하는 경우는 없도록 현재 설정을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의료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자 노력하고 의료계와 지자체와 지속해서 소통하며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진단에 따르면 0시 기준으로 국내에서 시행된 1차ㆍ2차 합산 접종 건수 4647만 건 가운데 오접종 사례는 1386건으로 집계됐다. 접종 건수 대비 0.003% 수준이다.
이 중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사용하거나 허용되지 않은 교차 접종을 시행한 ‘백신 종류 및 보관 오류’는 806건(58.1%)으로 가장 많았다. 교차 접종과 관련해선 현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한 뒤 화이자 백신으로만 2차 접종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다른 백신을 사용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어 접종용량 오류 282건(20.3%), 접종 시기 오류 141건(10.2%), 접종 대상자 오류 108건(7.8%), 희석액 오류 45건(3.2%), 주입방법 오류 4건(0.3%) 등의 순이었다.
추진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오접종으로 인한 중증 및 주요 이상반응 보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단은 이번 오접종 사례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조사에 따라 해당 의료기관이 접종을 이어갈 수 있는지, 위탁의료기관 계약을 해지할지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