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자 인센티브, 영업시간 연장, 추석 모임 완화 등 핵심
'위드 코로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내달 3일까지 한 달간 연장하면서, 사적모임 인원 기준과 수도권 식당·카페 영업시간 등 일부 조치는 완화했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도에 달하자 취한 조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나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6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적용된다. 이번 조정안의 핵심은 사회적 거리두기 4주 연장, 백신 접종 완료자 인센티브 확대 등이다.
가장 큰 변화는 모임 제한 인원이다. 새로운 개편안에 따르면 접종 완료자가 포함될 경우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도 시간에 상관없이 6명까지 사적 모임을 할 수 있다.
오후 6시 전까지는 접종 여부 무관 4명에 접종 완료자 2명을 더해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접종 여부 무관 2명에 접종 완료자 4명을 추가한 6명까지 모임이 허용된다.
추석 전후 일주일 동안에는 모임 제한이 더욱 완화된다.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은 가정 내 가족 모임에 한해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다만 미접종, 1차 접종자만으로는 최대 4명까지 허용되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는 경우 최대 8명이 모이는 방식이다.
3단계 지역의 사적 모임은 기본 4명에 접종 완료자 최대 4명을 포함한 8명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모든 장소에서 모임 제한 인원이 완화된 것은 아니다. 모임이 허용되는 곳은 식당·카페·가정이다. 스크린골프장, 볼링장,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기존 지침인 4단계 지역 오후 6시 전 4명·6시 후 2명, 3단계 지역 4명으로 그대로다.
이밖에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밤 10시까지로 1시간 더 연장됐다.
이번 거리두기 개편안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첫 단계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백신 접종자의 인센티브가 확대되고, 영업 제한 시간이 연장되는 등 비교적 완화된 조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6일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1775만 명을 넘어서 인구 대비 34.6%를 기록했다.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약 3000만 명으로 인구의 58.4%를 넘어섰다. 방역 당국은 이달까지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약 47%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인 높은 백신 접종률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반면, 이번 개편안이 위드 코로나 전환의 첫 단계라는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KMI) 학술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기존 4차 대유행에서 접종 완료자가 늘어나 거리두기를 조금 완화하는 중간 단계로, 추석 연휴를 잘 넘기기 위한 보강 조치 정도”라며 “(접종률 높아짐에 따라) 방역 당국이 10월 이후 완화된 조치를 펼치게 되면 그 시점부터가 위드 코로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 접종자의 낮은 위험도 등을 고려한 정책은 얼마든지 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접종률은 기본 조건일 뿐이다. 현재 유행이 어떤 상황인지, 바이러스는 어떤지 등 역학적인 상황을 잘 살펴보고 (위드 코로나 전환) 수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