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구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선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자칫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기술 자체를 두려워 하기 보단 인간과 상생을 위한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키움증권이 지난 5월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 ‘키우Go’는 고객별 투자목표 및 성향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현재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우Go에 대해 “고객의 투자목표와 투자 기간, 투자 예정 금액, 투자자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의 예상 목표달성 가능성을 수치화해 제시한다”며 “행동재무학 기반의 강화학습 모델을 이용해 위험수준의 자산군에서 최적의 투자비율을 찾아 다양한 전략들에 의해 운용하고 키움MRI(Market Regime Index)를 이용한 경기국면 분석 기법을 활용해 금융시장에 따라 그 비율이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등도 앞다투어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했고 관련 상품들을 판매 중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의 수요가 AI 간편투자와 만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 연말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로 고객 맞춤형 초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까지도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규모는 한층 레벨업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대상과 지역이 확대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시작 연령이 갈수록 낮아짐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한 분산투자 시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철저한 검증을 바탕으로 한 제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선 “사람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4일 코스콤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익률 상위권 상품의 연간 수익률은 ‘NH-콴텍 미국주식형 고배당기업’ 40.40%, ‘NH로보 ETF형 모멘텀’ 35.81%, ‘NH-콴텍 미국주식형 현금여유기업’ 34.24%, ‘대신로보밸런스[ACT형]’ 27.30%, ‘키움 글로벌 자산배분형 RA’ 21.22%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로봇어드바이저 상품이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유안타증권 ‘티레이더Robo-ETF형’의 연간 수익률은 4.16%로 크게 높지 않은 편이고 ‘키움 Momentum 공격투자형1’의 연간 수익률은 -4.61%로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각 회사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은 인프라 구축 비용 등에 상당한 투자가 요구된다”며 “낮은 수수료로 인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회사가 독자적으로 보유 및 제휴 중인 관련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우수성을 객관적인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회사별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차후 데이터가 충분히 집적된 이후에나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칫 프라이빗뱅커(PB)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일부 전망에 대해 현 기술 수준으로는 기우적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개별 상황을 반영한 재무설계, 상속, 부동산, 세금 이슈 등 심층적이고 포괄적인 투자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충족해야 하나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수준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PB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는 대면 접촉의 보완차원 또는 고객분리를 통해 대중 투자자 대상 온라인을통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PB를 통해 별도의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로보어드바이저가 PB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기보다는 소액투자자들도 로보어드바이저로 인해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어 자산관리시장의 대중화가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전체 자산관리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