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한 시정질문에서 우이신설선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정조준했다. 우이신설선 적자와 함께 근로자들의 처우가 문제로 지적됐고, DDP 조성 당시 인근에서 일하던 상인들이 서울시 약속과 달리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의회는 2일 제302회 임시회 일정에서 오 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시의회는 오 시장과 서울시청 공무원에게 우이신설선 적자와 DDP 관련 질문을 이어갔다.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도시철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했다. 권 의원은 "우이신설경전철 운영회사가 재무현황도 안 좋은데 개통한 지 1년 만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와중에 서울시는 재정 지원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재정 지원이라기보다는 협약상에 서울시가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백 실장은 "사업자가 제시한 요금이 1500원이고 현재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1250원을 적용하기 때문에 250원 요금 차익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 등 무임수송 비용 역시 서울시가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계 당시 수요 예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됐다. 권 의원은 "수요 예측이 맞지 않은 상황도 존재한다. 수요 과대 추정이 맞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일 평균 13만여 명으로 예상 수요를 잡았지만 실제 수요는 50% 내외를 오간다"며 "막대한 손실의 큰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핵심부품 예비품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배터리, 고속도차단기, 제동저항기 등 발주 시 1년이 소요되거나 고장이 나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부품임에도 단 한 개의 예비품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사 경영 행태가 서울 시민 안전과 밀접하게 결부된 사항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실장은 "예비품 비율은 확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료를 요청해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DDP 관련 질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준형 서울시의원은 '구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1200만 명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합의서에 넣었고, 풍물시장 내외부 환경 이용객 편의 등을 고려해 최고 수준의 디자인으로 설계ㆍ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가설 건축물'로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너무 급하게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가설 건축물'이라는 표현은 법적인 용어고 원래 쓰던 풍물시장 디자인보다 훨씬 우수했다"고 맞받았다. 이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며 "당시 행정지원을 아낌없이 했다. 이후 관리와 투자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과 오 시장 사이 작은 언쟁도 벌어졌다. 이 의원은 "무리하게 (일을) 하신 거다. 왜 그랬는지 물어보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오 시장은 "그 자리에 공공사업을 하려면 어떻게 했어 하나"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시간적으로 여유를 두더라도 이보다 나은 협의나 합의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