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인 중형트럭 ‘메가트럭’을 단종하며 상용차 세대교체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상품성을 개선한 ‘파비스’로 메가트럭을 대체하는 동시에 상용차의 전동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상용차 전용 생산기지인 전주공장은 6월 28일 메가트럭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안전 기준과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메가트럭은 2004년 처음 선보인 4.5~5톤급 중형트럭으로, 출시 후 18년간 꾸준히 판매된 대표적인 상용차다. 전장(길이)을 늘린 초장축부터 화물 적재를 돕는 윙바디와 크레인, 주유차 등 특장차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운영하며 꾸준한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상징성이 큰 모델이었던 만큼, 현대차는 생산 책임자와 트럭커(트럭 운전사)가 등장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메가트럭의 단종을 기념했다.
영상에 출연한 공정관 현대차 전주공장 트럭의장부 책임매니저는 “메가트럭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해마다 8000대~1만 대 정도씩 팔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라며 “생계형 차량은 차에 문제가 생기면 하루 일을 못 하게 된다. 무엇보다 고장이 나지 않는 차를 1순위로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11년째 메가트럭을 운전한 윤기철 씨는 “일주일에 6일, 하루 9시간은 차에 있다. 내게 제2의 집이라 시간만 있으면 쓸고 닦는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메가트럭의 빈자리는 2019년 출시된 준대형 트럭 파비스가 대신할 예정이다. 파비스는 5.5~13.5톤을 적재할 수 있는 트럭으로, 개발 단계부터 승차감과 안전성,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운전석 공간을 대형 트럭 수준으로 설계해 장거리 운전이 잦은 트럭 고객의 선호를 충족했고, 파워트레인도 최대출력 325마력을 내는 7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상용차의 전동화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7종, 수소전기차 10종 등 총 17개의 친환경 상용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운행 거리가 긴 중대형 트럭에는 수소전기 기술을, 도심 내 물류 수송에 적합한 중소형 상용차에는 전기시스템 기술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현대차는 대형 수소전기트럭과 소형 전기트럭을 선보여 준수한 시장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대형 수소 연료전지 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올해 말까지 총 140대를 스위스로 수출할 예정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갖춰 1회 충전 시 약 400㎞를 주행할 수 있고,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포터와 봉고 등 소형 1톤 트럭 전기차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포터와 봉고 전기트럭의 누적 등록 대수는 3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1~7월에만 9962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57%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