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계열사로부터 사들인 한화투자증권 주식을 또 다른 계열사에 6개월여 만에 2배 값에 팔아치웠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전날 한화글로벌에셋(2672만여 주), 한화호텔앤리조트(1870만여 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132만여 주) 등이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전량을 블록딜을 통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자산운용의 매입 단가는 5640원으로 전날 종가 4700원 대비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할증해 매입했다. 한화글로벌에셋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한화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솔루션이 48.70%, 한화가 50.62%를 보유한 회사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큰 이득을 얻은 곳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한화갤러리라로부터 주당 2770원에 산 한화투자증권 주식 303만여 주를 불과 6개월여 만에 2배 값에 팔았다. 차익은 87억 원이다.
또 눈길이 가는 점은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올해 들어 4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00원~2100원대 주가가 형성됐다가 올해 3월부터 두나무 지분 투자 사실이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해 지난 4월 8200원으로 저점 대비 389%가량 급등했다. 이후 지속 하락해 블록딜 기준일 종가 기준 4700원까지 42% 가량 내렸다.
덕분에 올해 지속해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던 한화글로벌에셋은 15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글로벌에셋은 지난달 한화솔루션으로부터 1916억 원, 지난 4월 727억 원, 올해 2월 1131억 원을 출자받았다. 여기에 이번 지분 매각 대금까지 합치면 올해만 무려 5281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끌어모았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거래에서 한화글로벌에셋 1507억 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1055억 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638억 원의 현금을 지급했다. 자산운용은 지난해 5100억 원 유상증자한 재원을 활용해 지분을 매입했다. 이 회사는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1500억 원 넘게 보유했다. 증권은 7666억 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보유하고 있던 한화투자증권 주식 2272만여 주를 KB증권에 담보로 맡기고 500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3.20%로 담보비율은 140%다. 반대매매가는 주당 220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절반 수준이라 여유가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거래로 ‘캐쉬카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증권은 2019년과 지난해 1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증권 호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독 경영권 확보를 통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은 수익성이 좋은 우량 기업인 만큼 향후 경영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