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반응이 두렵긴 한데 걱정만 하느니 일상으로 빨리 복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 방법이 백신이라 생각해서 빨리 맞았다.”
40대 이하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사랑의병원에 설치된 예방접종 대기실은 예약자들도 붐볐다. 이미선(20·여)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이 씨는 “친구들이 백신을 많이 맞는다. 청장년층(18~49세) 예방접종 말고 잔여백신으로 맞은 친구도 많다”며 “부작용 걱정된다고 안 맞는 친구는 1명뿐”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접종대상이 18세 이상 전 국민으로 확대되면서 예방접종이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했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 1차 이상 예방접종률이 52.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8~49세 사전예약 대상자의 예약률은 67.2%다. 우선접종·잔여백신을 통해 이미 접종받은 대상까지 고려하면 총 18~49세 접종률은 8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예약을 하지 않은 접종 대상자도 다음 달 18일까지 추가 예약이 가능하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청장)은 이날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26일부터 9월 5일까지 예약자는 지역과 관계없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받게 되고, 대상자별 백신 종류는 백신 공급 상황에 따라서 주간 단위로 순차적으로 개별 안내할 예정”이라며 “다만 백신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당일 접종기관의 상황에 따라 문자로 안내된 것과는 다른 종류의 백신이 접종될 수 있음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8~9월 접종은 집단면역 달성의 마지막 시험대다. 접종이 지연되면 3~4월 초기 접종자의 항체가 델타형(인도형)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무력화할 수 있다. 따라서 집단면역 형성을 통한 유행 억제를 위해선 계획대로 10월까진 전 국민 70% 이상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방대본에 따르면, 예방접종의 감염 예방효과는 82.6%, 위중·중증 예방효과는 85.4%, 사망 예방효과는 97.3%에 달한다. 접종률이 높아진다고 확진자 발생이 멈추는 건 아니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 면역력을 갖추면 추가 전파의 ‘매개’가 사라짐으로써 확진자 발생이 억제되고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도 줄어든다. 이 시기가 되면 ‘위드(with) 코로나’로 전환도 가능해진다.
다만, 접종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접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계훈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방대본 주재 설명회에서 “1차 접종을 맞고 나서 심근염이나 심낭염 증세가 있었다면 (2차로) 백신 맞는 것을 보류할 것을 권한다”며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하는 기저는 여러 가지로 추정은 되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82명, 추가 사망자는 20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사망자가 20명대를 기록한 건 3차 유행이 진행 중이던 1월 15일(22명) 이후 7개월여 만이다. 4차 유행 장기화에 따른 위·중증환자 증가로 사망자는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