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규제까지 예고하며 최근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자 선제적으로 대출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9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이달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주택과 토지 및 임야 등 비주택 담보까지 포함한 대출 중단으로, 신규는 물론 기존 대출의 증액, 재약정도 하지 않는다.
이달 23일까지 접수한 대출은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며, 긴급 생계자금은 심사부서에서 예외로 취급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 중단이라는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농협은행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5%를 넘은 상태다. 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7조 원 이상 늘어 증가율은 8%를 훌쩍 뛰어넘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 축소 등의 방안을 써봤지만,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특수성이 있다 보니 대출 관리가 어려웠다”면서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급격히 증가한 가계부채에 대해 강력히 관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는 5~6%이지만, 이미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연간으로 환산하면 8~9%이기에 하반기에는 3~4%로 맞춘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최우선 역점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를 지목했다. 고 후보자는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국장, 과장들과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가계부채 관리는 지금 이 시기에 금융위원장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고 후보자는 “과도한 신용증가는 버블의 생성과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금융 부문 건전성 및 자금 중개 기능 악화를 초래해 실물경제 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발 거시경제적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굉장히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단 결정으로 향후 다른 은행의 가계부채 관리 행보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