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급부상하면서 유통업계도 ‘메타버스’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움직임이 재빠르다. 편의점 CU가 네이버 플랫폼인 제페토에 ‘편의점’을 개설한데 이어 GS25는 11월 께 싸이월드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가상인물(아바타)을 통해 현실과 똑같은 사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메타버스 구현 핵심기술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 세계 최초 메타버스 공식 제휴 편의점인 ‘CU제페토한강점’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CU는 서울 한강공원에 실제로는 점포가 없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최고 입지로 꼽히는 반포한강공원 반포대교 바로 옆에 점포를 냈다.
BGF리테일은 5월 제페토를 서비스하는 네이버제트와 MZ세대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 개발에 손을 맞잡았다. 이후 4개월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CU제페토한강점을 오픈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점포처럼 구현하기 위해 BGF리테일 제페토 전담 TF팀이 직접 점포 레이아웃과 집기 및 상품 모델링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점포의 루프탑에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CU의 즉석원두커피인 GET커피 머신이 설치돼 있고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됐다. 또한, 1층에는 한강공원 인기 상품인 즉석조리라면을 이용할 수 있는 취식 공간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버스킹 무대도 준비됐다.
점포 내부는 CU의 인기 상품들로 채워졌다. CU의 대표 상품인 리치리치 삼각김밥부터 콘소메맛 팝콘을 비롯한 헤이루(HEYROO) 스낵, 프리미엄 베이커리인 뺑 드 프랑(Pain de franc)과 델라페(delaffe)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상품들이 실제 편의점과 동일하게 진열됐다. 계산대에는 CU 공식 캐릭터인 ‘헤이루프렌즈’의 대학생 스태프 캐릭터 ‘하루’가 고객들을 맞이한다.
편의점 맞수 GS25도 11월 메타버스 원조 싸이월드에 출격하기로 했다. 지난달 GS리테일과 싸이월드제트는 온ㆍ오프라인과 메타버스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주요 내용은 △메타버스 플랫폼과 온ㆍ오프라인 유통망 연결 △컬래버레이션 상품 개발 및 기획 △공동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실행 등이다.
싸이월드 이용자는 싸이월드 쇼핑 채널에 접속해 편의점 GS25, 슈퍼마켓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라이브 커머스(라방) 영역까지 쇼핑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GS리테일 전용 미니홈피 개설, 방명록 작성 등 메타버스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도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편의점들이 메타버스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 이용자들의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체험하게해 실제 오프라인 점포 방문과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하려는 시도다. 특정 마케팅이나 어플 사용법 등을 알리는 데도 용이하고, 해외 유저 비중이 높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가능하다.
실제 최근 메타버스의 글로벌 성장세는 눈부시다.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2019년 464억달러(약 53조원)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65조원)로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글로벌 다운로드 수도 7월 초 기준 2억8000만 건을 돌파했다.
오명란 BGF리테일 마케팅실장은 “최근 미래 발전가능성이 무궁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네이버제트와 긴밀하게 협업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편의점 이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