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했다. 일명 'IPO(기업공개) 대어'로 불리는 대형주가 상장 당일 강세를 보여왔던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크래프톤은 10일 시초가(44만8500원)보다 1.23%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49만8000원보다 8.83% 낮은 수준이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가격하락제한폭(9.94%)까지 내린 채 형성된 탓이다.
크래프톤은 개장 직후 매도세가 몰리며 하방 정적 VI가 발동한 채 장 초반 10.7%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개장 4분 만에 다시 상방 VI가 발동하면서 10.78%가량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같은 모양새를 연출했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초가 2배에 상한가 일명 '따상'을 기록하는 등 대어들이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크래프톤은 상장 당시 불거졌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악재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종목은 지난 3일 마감한 일반 청약에서 5조358억 원을 모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나 SK 바이오 사이언스(63조6000억 원)는 물론 중복 청약을 할 수 없던 카카오뱅크(58조3000억 원)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다.
매물 출회도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의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가운데 최대주주 보유분과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빼면 시장에서 바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의 비율은 39.05%(1909만3426주)에 달한다.
기관 투자자가 의무보유 확약(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한 것)을 한 물량 비중도 44.91%로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