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계단 차이로 아쉽게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다이빙 국가대표 권하림(22·광주광역시체육회)이 다친 채 예선에 출전한 것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4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예선에 나선 권하림은 5차 시기까지 합계 278.00점을 받으며 19위로 상위 18명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예비 1번을 부여받았으나 준결승 진출자 중 불참자가 생겨야만 준결승에 나설 수 있다.
권하림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대회 전날 발목을 다쳤다고 밝혔다.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던 길, 우하람(23·국민진흥체육진흥공단)의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을 경기를 휴대전화 중계 영상으로 보다 발을 헛디뎌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권하림은 담담하게 “제 실수죠”라고 자평했다.
이어 “응급처치를 바로 해서 멍도 덜 들고 조금 부은 상태로 경기를 뛸 수 있었다. 안 그랬다면 오늘 경기는 아예 못 뛰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발뒤꿈치를 못 든다”고 부상 상태를 설명했다.
또한 “부상상황에도 끝까지 경기에 임한 거라 조금 아쉽긴 하다”며 “2·3차 시기 도약 부분에서 연습 때와 다른 느낌이 있었고,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지장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평행봉 금메달리스트 권순성 씨의 딸인 권하림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아빠가 많이 기뻐하셨다”며 “아빠는 ‘나는 못 해봤지만, 올림픽에 나가면 시야도 넓어지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거다’고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내심 결승 진출을 기대했다며 또 한 번 아쉬운 감정을 밝힌 권하림은 “메달의 주인이 제가 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하고 열심히 임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제 실수로 부상도 생겼는데,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 될 것”이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