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전 세계 수소 사업 투자 규모가 576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조 단위'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3일 수소위원회와 글로벌 자문사 맥킨지가 최근 발간한 '수소 인사이트 보고서(Hydrogen Insights report)'에 따르면 현재 수소와 관련한 전 세계 대규모 프로젝트는 총 359건에 달한다.
앞서 보고서를 발간했던 2월 집계치가 131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5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수소위원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2017년 13개 업체가 모여 만든 글로벌 협의체다.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셸, 토털 등 에너지기업이 회원사로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 관련 신규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유럽에서 나왔다. 그 외 지역에서도 프로젝트 수가 75%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수소위원회는 이 프로젝트들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소 사업 투자 규모가 5000억 달러(약 57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시점 예상 수소 생산 규모도 1100만 톤(t)으로 예측했다. 5개월 전 전망치보다 60% 늘었다.
이 중 70%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수소로, 나머지 30%는 화석연료로 만든 저탄소 수소나 이산화탄소 포집(CCS) 등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의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 SK,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전기차(FCEV)와 수소 연료전지를 생산 중이다. 수소 연료전지를 직접 개발해 차량과 트럭, 선박, 도심항공교통(UAM)까지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2025년까지 수소 생산ㆍ유통ㆍ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앞으로 5년간 18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소 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목표 아래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 500만 톤, 수소 매출 30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발전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압축과 저장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최근 1조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수소 저장과 유통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효성그룹도 수소의 생산부터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에 투자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계열사들의 전문인력을 모아 ㈜두산에 수소TF팀를 구성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시장을 찾고 사업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 H2(Every Step for H2)'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