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 시작
연일 신규 확진자 역대 최다 경신...관광산업에 타격
태국 경제에 ‘더블딥(일시 회복 후 재침체)’ 경고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치적 긴장 고조, 관광 산업 재개 가능성 희박이라는 삼중고가 덮치면서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3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로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태국 경제가 기술적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비관론을 반영하듯 태국 재무부도 이날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23년 전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경제가 역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태국의 경제는 6.1% 성장하며 20여 년 만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오전 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699명으로 늘어 하루 만에 또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 수는 56만1030명을 기록하게 됐다. 이 중 95%가 지난 4월 대유행 이후 감염자다. 반면 태국의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11% 그치고 있다.
이에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주부터 수도 방콕과 12개 지역을 포함해 태국 전역의 절반 이상에 봉쇄령과 함께 통행금지 시간 등 이동 제한에 나섰다.
태국에 있는 메이뱅크킴응타일랜드 마리아 라피즈 전무는 “태국 경제가 올해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면서 “낙관론에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무라홀딩스 소속 이코노미스트 샤논 분누크도 “태국은 올해 내년 모두 아세안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외국인 관광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태국 GDP가 내년 3분기까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와 정치적 불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태국에서는 6개월 만에 다시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태국 정부는 오는 10월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며 관광산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태국의 대표 휴양지 푸껫은 이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관광객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며 관광객을 다시 받기 시작했는데, 이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관광산업은 태국 경제의 25%를 지탱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