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파 생산량을 두고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현장의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 분석에 오류가 많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농업정책을 위한 통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양파 생산량은 157만6756톤으로 지난해 대비 40만8529톤(35%)이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통계청은 "생육기에 냉해와 수해 등 피해발생이 줄면서 10a당 생산량이 8541㎏으로 7.3% 늘었고, 재배면적도 1만8461㏊로 25.8% 증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농경연은 6월과 7월 농업관측에서 올해 조생종양파는 전년보다 6.9% 늘어난 21만7000톤, 중만생종양파는 1.3% 증가한 115만2000톤 등 총 136만9000톤의 양파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통계청과 농경연의 전망 차이는 무려 20만 톤으로 시장에서는 정부의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농산물 수급정책은 물론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통계청의 분석이 맞는다면 지금 양파 가격은 급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도 위축되는데 이 같은 통계는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7일 기준 양파 1㎏ 소매가격은 189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7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파 생산이 159만 톤으로 역대 최고였던 2019년에는 7월 기준 양파 1㎏ 가격이 1341원까지 떨어졌었다.
생산량이 늘었다면 가격이 떨어져야 하지만 현재 양파 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다. 결국 '대풍년'을 예고한 통계청의 분석보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농경연의 분석이 현재로선 실제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배면적과 생산단수 등 농산물 전망에는 고려할 부분이 많은데 통계청의 전망은 모든 게 믿기 힘든 상황"이라며 "매번 잘못된 분석을 내놔 혼선을 주기보다는 차라리 농업통계는 현장과 밀접한 농림축산식품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