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3 수험생과 고등학교 교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미성년자에 대한 첫 국내 백신 접종이자 '백신 수능' 시험 무대의 첫 걸음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안전한 대학 입시를 위해 백신을 맞겠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교육부는 19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고3 재학생 46만여 명과 고등학교 교직원 19만여 명 등 총 63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백신 접종은 전국 3184개 고등학교와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대안학교, 미인가 교육시설, 각종학교 등 교육기관 소속 수험생과 교직원 대상이다. 이들은 예방접종센터 290여 곳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백신 접종 대상자인 고3 학생들과 교직원의 접종 동의율은 97%다. 전체 65만1000명 중 63만2000명이 접종에 동의했다. 학생·교직원 동의율은 각각 97.8%, 95.7%로 학생들의 동의율이 더 높았다.
각 학교는 백신 접종 당일 재량 휴업을 실시하거나 단축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 접종 후 주말을 포함해 4일 이내 범위에서 재량 휴업하거나 원격 수업을 실시할 수 있다. 접종 당일 대상자들은 신분증을 지참해 지정된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면 연기할 수도 있다.
접종 후 2일까지는 의사 진단서 없이 담임교사 확인서나 학부모 의견서 등만 제출하면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된다. 접종 3일 이후에는 의사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해야 질병 결석으로 처리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기말고사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는 출석 인정 결석이나 질병 결석에 따른 인정점을 부여한다.
수험생들은 불안감 속에서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등 회원 290만 명이 가입한 카페 ‘수만휘'(수능 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다양한 글이 올라왔다.
한 수험생은 “백신 맞을까요? 말까요, 다음 주에 접종예정인데 제가 빈맥이라서 좀 무섭네요”라고 적었다. 다른 수험생은 “학교에서 일단 다 동의해 놓고 접종 당일 컨디션 안 좋거나 맞기 싫으면 안 와도 된다고 했어요” 등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수험생은 "백신을 맞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른 수험생들은 “면접 때 코로나19 걸려서 불이익 생길 수 있으니 맞을 것", “코로나19에 걸려 대입을 망치는 것도 무섭다”, "감염으로 인해 수능을 못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해소되는 게 최고의 이득인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서대문구의 A 교사는 “반에서 1~2명 빼고 다 맞는 분위기인데 부작용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며 "최대한 백신접종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수험생들에게 백신 접종 후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호흡 곤란,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실신하는 등 심근염·심낭염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또 39도 이상 고열이나 이상반응이 2일 이상 지속할 경우, 두드러기ㆍ발진, 얼굴·손 부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할 것을 당부했다.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면 즉시 119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에 내원하도록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경기 김포시 2호 예방접종센터(김포생활체육관)를 방문해 백신 접종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 특히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이 지속하면 즉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접종 후 일주일 정도는 고강도 운동과 활동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N 수생' 등 15만 명은 8월 초부터, 대학과 각 시·도교육청 등 입시업무 담당자들은 9월 전까지는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