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을 발표했지만, 매파적 색채가 강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첫 기준 금리 인상 시기는 다음달과 오는 10월 중 의견이 분분했다.
금통위는 15일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0.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고승범 위원이 25bp 수준의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만장일치 동결 기조는 깨졌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는 일제히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첫 인상 시기는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달린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 시기에 대해선 두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가 발표되므로, 전망치에 따라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전개 상황을 고려하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코로나 상황 불확실성을 관건으로 지적하고 있던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8월 금통위 시점에 과반수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도 "기존 금리인상 베이스 시나리오는 연내 10월 한 차례 금리인상, 2022년 대선 이후 한 차례(7월) 추가 금리인상이었다"며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확진자수 예측 모델에 의거 8월 금통위까지 코로나19 마무리를 확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연내 10월 금리인상 전망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금통위는 사실상 4~5명의 위원이 금리인상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7월 중 대규모 추경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감안하면 10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내년 1월 중으로 앞당긴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가 경기 회복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달 중에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많았다. 채권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만연한 상황에서 굳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평균적으로 예상했던 수준보다 강력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소수의견 개진을 통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금융안정에 대한 강조를 통해 인상 폭 역시 1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며 "구체적인 인상 시기는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8월과 4분기에 각각 1차례씩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계속해서 지적했다. 특히 주택시장 집값이 고평가되어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놓았고, 금융불균형 누적을 방지하기 위한 정상화 과정일뿐 긴축 정책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며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전제는 있지만 성장 회복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은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었다면 이번 달에 기준금리 인상도 가능했을 정도로 한은이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7월 소비 관련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4단계 거리두기 조치 이후 확산세가 줄어든다면 다음달 첫 인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