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문 열지만 원어민 강사 집단감염에 비상… 등원 중단도
여행업계, 휴가철 호황 뒤로 다시 생계난…호텔, 예약 취소 잇따라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하루 앞두고 ‘최후의 4인 모임’을 가진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거리나 식당은 대체적으로 붐비지 않았다.
4단계 격상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모일 수 있으며 백신 접종자는 모임 인원에서 제한하는 ‘백신 인센티브’는 적용되지 않는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는 다시 울상을 지었다. 백신 인센티브가 시행되는 7월부터 많은 손님을 받고 매출 증대를 기대했지만 일상 회복은커녕 상황이 더 악화했기 때문이다. 가장 손님이 많을 시간인 오후 6시 이후 모임 인원이 제한되면서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강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저녁 예약이 죄다 취소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이 힘들겠지만 특히 자영업자에게 가혹하다”며 “7월부터 손님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행업계는 얼마 전까지 정부의 ‘트레블 버블’ 시행 등으로 고조됐던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울상으로 바뀐 분위기다.
여행업계는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호황기를 맞는 듯했다. 국내선 여객은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역시 서울 김포공항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성수기를 앞둔 호텔엔 비상이 걸렸다. 11일까지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지만, 새롭게 적용되는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12일부터는 수용 가능 인원의 3분의 2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는 늦게 예약한 고객부터 순서대로 예약 취소를 요청하고 있다.
공연계는 공연장 운영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면서 공연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 취소만은 막자는 생각뿐이다. 우리의 생계까지 멈출 수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4단계 격상에도 학원은 문을 열지만 일선 학생·학부모는 우려하고 있다. 최근 원어민강사를 통해 영어학원 집단감염을 포함해 학원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치동 학원가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이 학원에 수업 지침과 방역 현황을 문의하거나 등원 중단 의사를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A대형입시학원 관계자는 “시설 소독이나 발열체크는 물론 수강생이 의심 증상을 보이면 바로 진단검사를 받게 하고 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가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했다거나 확진자 발생 시설을 방문하는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바로 알려줘야 학원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이유원 학원연합회장은 “각 학원에 종사자들이 유전자 증폭(PCR) 선제검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냈고 특히 2시간에 한 번씩 학원 내부를 환기하도록 안내했다”며 “연합회 차원에서 여름방학에도 자체 방역점검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교습소까지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 방역을 점검하고, 원어민 강사들에게는 각별히 코로나19 심각성을 강조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